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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Driven
우리의 요리가 고객을 살찌우려면
허석영
May 01, 2022
3 min

Table Of Contents

01
좋은 지표 (object)
02
높은 지표 수용력 (recognition)
03
object x recognition = action or decision

부제: 분석가의 노력이 행동이 되려면

(Photo by Jay Wenningto on Unsplash)

자, 눈을 감아봅시다.(아니, 글은 읽어야 하니 다시 떠 봅시다) 분석가로서 눈 감았을 상황들을 떠올려봅니다. 나는 제대로 추출해줬어, 리포트 잘 써줬어, 분석 결과도 잘 전달해줬으니 나쁘지 않아 라며 퇴근했던 나날을 생각해봅시다. 그러나 그 지표, 리포트, 분석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이는 연인을 위해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고 플레이팅 기가 막히게 하고 맛깔스럽게 요리를 준비했지만, 연인은 정작 패스트푸드를 먹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분석가에게, 행동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퍼널은 중요합니다. 분석가가 내놓은 결과물의 가치는 실제로 의사결정과 행동에 활용되었을 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요리가 고객을 살찌우려면) 우리가 애써 만든 지표가 행동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을 찾기 위해, 지표-행동으로 이어지는 퍼널을 거칠게 정의해봤습니다. 지표가 행동이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요건 - 좋은 지표(object), 높은 지표 수용력(recognition) - 이 필요합니다.


좋은 지표 (object)


행동으로 가는 험난한 길ㅠ
행동으로 가는 험난한 길ㅠ


좋은 지표란 무엇일까요? 좋은 지표에 대한 답은 나름 정해져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고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죠.(제 생각은 아니고 린 분석의 생각) 권정민님은 좋은 지표를 예시를 다음과 같이 직관적으로 설명해줍니다.(출처)

Level (1) 이번 주 매출은 120,000달러다
Level (2) 이번 주에, 지난 주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Level (3) 이번 주에, 지난 주보다 매출이 10,000달러 증가했다
Level (4) 이번 주에, 지난 주보다 매출이 9% 증가했다
출처: 다시 찾아간 지표의 세계

좋은 지표는 구성원들이 현재 상황을 명확히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서 방향을 모른다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고 적정 수준을 모른다면 에너지를 남용할 수 있기에, 좋은 지표는 무척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지표는 어떻게 수립할 수 있을까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에서 단서가 찾을 수 있습니다. 좋은 지표는, '사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데이터 기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책 린 분석은 집요할 만큼 사업모델, 사업단계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것을 요구합니다. 사업의 방향과 단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그에 맞는 지표를 정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업자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노잼…)

'제품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송훈화님은 제품이 지닌 가치가 무엇인지 구성원 인터뷰를 통해서 온전히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정량화하여 지표에 녹여냈습니다. 프로덕트 가치를 내재한 지표는 프로덕트가 유저에게 제대로 소구하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좋은 지표란, 프로덕트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출처: 데이터분석가로서 업무 과정과 경험, 배움을 공유합니다


높은 지표 수용력 (recognition)

요리는 갖춰졌습니다. 다음에 해야 할 것은 연인이 요리를 먹을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먹을 마음이 드는 정도”에 '지표 수용력'이라는 말을 붙여봤습니다. 지표 수용력이란 구성원이 지표의 필요성을 실제로 체감하는 것, 그리고 지표를 보고 행동하려고 하는 정도를 뜻합니다. (뚝딱 만든 말이라 구글링해도 안 나옵니다. 혹시 찾으면 알려주세요…)


지표 수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수용력을 높이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분석가가 '조직 내에서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사람은 내용 뿐만 아니라, 내용 전달자와 그 맥락을 중시한다고 생각합니다. 분석가가 구성원의 신뢰를 얻었다면, 분석가가 만든 지표 혹은 분석도 구성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 구성원의 지표 수용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석가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직접 사업부 혹은 목적 조직 안으로 들어가, 맥락을 파악하고 오너십을 획득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야놀자2021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프로덕트 분석” 영상에서는 최보경님이 프로덕트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목적 조직에 들어가는 이야기가 생생하게 나오는데요, 저는 이를 조직 구성원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경진님의 사례처럼, 데이터 추출, 대시보드 구축 등 조직에서 원하는 역할을 충분히 소화함으로써 신뢰를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데이터야놀자2021.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프로덕트 데이터 분석
출처: 데이터야놀자2021. 조직의 데이터 기반 성장을 위한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


자주보는 헤드퍼스트 호랑이
자주보는 헤드퍼스트 호랑이



또한, 구성원이 '지표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헤드퍼스트 시리즈는 앞부분에 꼭 호랑이 사진과 함께 뇌의 메커니즘에 대해 언급하는데요, 이처럼 사람의 '주의(attention)'은 한정되어 있기에 우리는 때로는 주목하고 때로는 주목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만 주목할 수 있도록 선별하는 것이죠.

구성원이 지표를 ‘주의’의 대상으로 삼으려면, 구성원에게 지표가 ‘나의 것’ 혹은 ‘중요한 것’이어야 합니다. 송훈화님은 지표 구성 과정에 구성원들을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지표 구성 메커니즘을 문서화하고 그 과정을 직접 설명하여, 구성원이 충분히 지표를 이해하고 지표 구축 과정에 참여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구성원이 지표를 자신의 업무 맥락에 녹여내거나 혹은 반대로 업무의 맥락을 지표에 녹여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지표는 단순한 숫자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을 것이고요.



object x recognition = action or decision


무한대 곱하기 영은?
무한대 곱하기 영은?

출처: What is Zero Times Infinity?


각 요건은 사실 순차적이지 않고 순환적입니다. 팀이 데이터 드리븐 문화,시스템을 갖추었다면, 역으로 좋은 지표를 점진적으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각 단계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곱하기처럼 어느 하나가 0이면 결국 0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object, recognition 무엇 하나 없어도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쓰고 보니, 각 분석가가 마주하는 야생과 같은 상황들을 뭉게고 단순화했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미처 알지 못한 암묵적 요건에 대해 함께 논의하면서, 위 요건을 부수고 빼고 더하며 요리하고 싶네요 :) 분석가의 노력이 더 많은 사람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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