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이터 분석가 김민주입니다. 저는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기 전에 스타트업 창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요. 창업했던 회사에서는 여러가지 일을 했는데 주된 비즈니스 모델은 쉐어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이었어요.
쉐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했을 때가 2016년이었는데요. 당시에 쉐어하우스라는 게 어느 정도 알려져있기는 했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저희가 사업을 하던 그 지역에서는 경쟁사랄게 없었어요. 첫번째 하우스를 오픈했을 때 입주경쟁률이 10:1 정도였습니다. 부동산이라는 상품의 특성상 공급은 정해져있는데 수요가 넘쳐났어요. 그래서 ‘공급을 늘리기만 하면 더 팔 수 있겠구나!’ 하고 신나게 하우스 수를 늘렸어요. 2년 만에 11호점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와 잘됐나보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는 조금 달랐어요. 하우스를 늘려가는 2년 동안 10:1 로 시작했던 입주 경쟁률은 점점 줄어들었어요. 5:1 … 3:1 … 2:1 이 되다가 결국 방이 비는 시점까지 왔어요.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주변에 다른 쉐어하우스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살아본 사람들이 단점도 잘 알게되고 주변에 신축 원룸도 많이 생겨나고 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추측은 할 수 있었지만 그런 외부적인 요인 말고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었을 수 있을텐데 정확한 원인 을 알기도 어려웠고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상을 파악하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모르니 막막했습니다.
아, 그냥 할인해버리자
그 때 저희가 선택한 방법은 할인을 엄청해서 싸게 파는 거였어요. 당연히 이익이 크게 줄었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웠습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퍼널 분석을 배운 후에 이 일을 떠올려보니까 이제 다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이 글을 보시고 힌트를 얻어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의 목표는 뭘까요? 사용자를 특정한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목표지점이란 서비스에 따라 달라질텐데요.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시청, 좀 더 구체적으로는 더 많이 더 오래 동영상을 시청하게 하는 것일거고요. 쿠팡이라면 구매겠죠. 이왕이면 이윤이 많이 남는 상품을, 더 자주 구매하는 것이요. 제가 했던 쉐어하우스 사업이라면 입주 계약을 하는 것인데, 다른 서비스와 다른 점은 무한정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시기에 재고없이 모두 소진하는 게 중요했어요.
더 많은 사용자가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 퍼널 분석이라는 방법론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퍼널 분석은 사용자가 우리가 설계한 유저 경험 루트를 따라 잘 도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최초 유입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단계를 나누어서 살펴보는 분석 기법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최종 단계인 입주 계약 단계까지 도착하는지, 또 어디에서 많이 이탈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유저 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그림처럼 점점 좁아지는 형태의 깔대기(Funnel) 모양이라 퍼널 분석이라고 말합니다. 각각의 단계를 넘어가는 것을 전환(Conversion)이라고 부르고 그 비율은 전환율(Conversion rate)이 됩니다.
쉐어하우스 입주 계약까지의 퍼널을 그려봤습니다. 이제 이 퍼널을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 한번 같이 보겠습니다.
사용자를 목표지점에 더 많이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뭘까요? 일단 현상 분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접속자 100명이 있었고 그 중에 입주 계약까지 도달하는 사람은 1명입니다. 1%의 사용자만이 목표지점에 도달하고 있네요. 그러면 나머지 99%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나머지 99%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서 단계를 나누어 볼 차례입니다. 아까는 웹사이트 접속 100명 -> 입주 계약 1명 이렇게 처음과 끝만 봤었는데요. 그 사이에 어떤 단계를 통과하는지 쪼개봤습니다.
웹사이트 접속은 100명인데 입주 신청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5명, 5%죠. 그리고 입주 신청에서 투어 일정 잡기는 80%, 일정을 잡은 사람 중에 투어에 온 사람은 75%, 투어를 한 사람 중 계약하는 사람은 33%입니다. 이런식으로 단계를 나누어 보면 어디가 전환율이 낮은 구간인지 한눈에 볼 수 있고, 문제가 되는 구간이 어디인지 확인해보고 퍼널의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할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해서 살펴봐야하는 점이 있습니다. 각 단계마다 전환율을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각 단계의 특성에 따라서 전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구간은 어디일까요?
웹사이트 접속에서 입주신청까지 5%가 눈에 띄게 낮은 수치죠. 그런데 이게 크게 나쁜 지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웹사이트 접속은 그냥 누구나 해볼 수 있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들어와본 사람일 수도 있고요. 지금 이사할 건 아닌데 지금 봤다가 나중에 신청할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어는 어떨까요? 투어에서 입주계약 전환율은 33%입니다. 매니저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약속을 잡고, 기존 입주민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직접 만나서 안내를 하고 궁금한 점에 대 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리소스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애초에 아무나 이 단계까지 와보지 않겠죠. 궁금해서 와볼 수도 있겠지만, 궁금해서 웹사이트 한 번 들어가보는거랑 궁금해서 직접 약속 잡고 찾아오는 거랑은 허들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충분히 구매의사가 있는 사용자들에게 이만큼의 리소스를 들였는데 ⅔ 가 빠져나가는게 어쩌면 더 큰 문제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투어 -> 입주계약 단계의 전환율을 높이기로 했다고 해볼게요. 전환율 개선의 목표는 어떻게 잡아야할까요? 이 전환율을 100%까지 올릴 수 있을까요?
아니요. 100%는 절대 안될 거에요. ‘계약해야지!’ 하고 온 사람이라도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바뀌기도 하고 직접 봤더니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요. 아니면 갑자기 그 지역에 살 이유가 없어져서 계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단계들도 마찬가지로 더 이상 개선할 수 없는 전환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접속에서 입주신청 전환율은 20%도 무리일 수 있어요. 쉽게, 자주 구매가 일어날 수 있는 종류의 상품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목표치를 정할 때도 현실에서 달성가능한 수치인지 잘 판단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퍼널을 개선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을텐데요. 그 중에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전환율이 같다고 가정하면 스타트 지점에 들어오는 사람 수를 늘리면 마지막 단계인 입주계약 도착하는 사람 수도 따라서 늘어납니다. 웹사이트 접속자 수를 10배로 늘리면, 입주 계약자도 10배인 10명이 되겠죠.
어찌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유료 광고 예산을 늘리거나, 자극적인 문구나 이미지로 클릭을 유도해서 많이 들어와보게 할 수 있겠죠.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도 그만큼 많겠지만 일단 들어오는 사람을 10배 100배 늘려버리면 그 다음단계로 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늘어날테니까요.
1번의 방법으로 많이 들어오면 끝까지 도착하는 사람도 늘겠지만 그만큼 나가는 사람도 많다고 했었죠. 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많이 들어오게 하는 데에 급급해서 너무 자극적인 광고를 하게 되면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수도 있고 어렵게 데리고 온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보고 뭔가 실망해서 돌아갔다는 뜻이 되니까 장기적으로 좋은 시그널이라고 하기 어려운거죠. 그래서 전환율을 높이는 작업이 스타트 지점의 사람을 늘리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입주 계약까지 기존 전환율이 1% 였는데요. 웹사이트 방문자가 100명일 때 입주 계약까지 전환되는건 1명이었습니다. 우리가 전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서 10%가 됐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유입을 전혀 늘리지 않고도 입주 계약자를 10명으로 늘릴 수 있어요. 이 때 유입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요? 1,000명이 들어오면 100명이 전환되겠죠. 전환율을 먼저 올려놓으면 같은 광고 예산으로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전환율을 높일까: 웹사이트 접속 > 입주 신청
입주 신청하기 버튼이 눈에 띄지 않아서 누르기 어려웠다고 하면 더 잘 보이는 곳에, 혹은 더 눈에 띄는 색상으로 변경하는 식으로 웹사이트 디자인을 수정하는 것으로도 전환율을 올릴 수 있을 거고요.
신청할 때 입력하는 항목이 너무 많다면 귀찮아서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겠죠. 그렇다면 신청할 때 입력하는 항목을 줄여서 허들을 낮춰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전환율을 높일까: 투어 > 입주 계약
직접 방문하는 경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허들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투어를 진행해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겠죠. ‘아니, 살아볼 집인데 직접 가보지도 않고 계약을 한다고?’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페이스톡으로 실시간 화면을 보여드리고 계약까지 전환된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어떻게 전환율을 높일까: 사례 - 회원가입
다른 서비스에서 전환율을 어떻게 높이는지 사례를 가지고 와봤는데요. 회원 가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통적인 회원 가입 절차는 왼쪽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러가지 약관에 동의를 하고 본인인증을 거쳐서 정보를 입력하게 됩니다. 보기만 해도 뒤로 가기를 누르고 싶어지죠?
반면에 요즘 많은 서비스들에서 사용하는 소셜 로그인을 이용한 회원가입은 어떤가요? 버튼 한번만 누르면 알아서 회원가입이 됩니다. 이런식으로 같은 “회원가입” 단계라고 하더라도 절차를 간단하게 만들어서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전환율을 높일까: 사례 - 난이도가 높은 액션을 유도하기
이 화면은 데이터리안에서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인프런에서 강의를 만들 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온라인 강의를 처음 만든다면 소개 페이지 작성이나 강의를 만들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할텐데요. 이렇게 허들이 높은 액션을 유도하기 위해서 상세한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인프런 말고도 온라인 강의 플랫폼인 클래스 101이나 탈잉에서도 비슷한 장치들을 두고 있고 아이디어스에서도 판매자들을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퍼널의 단계를 없애기 입니다. 아무리 전환율을 높여도 단계를 하나 지날 때마다 사람들이 이탈할 수 밖에 없는데요. 현실세계에서는 여러가지 상상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탈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단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에요. 그러면 쉐어하우 스 퍼널 예시에서 없앨 수 있는 단계가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퍼널의 단계를 없애기: 입주 신청 > 투어 일정잡기
이 사이에서 이탈할 일이 뭐가 있겠냐 싶지만, 있습니다. 일단 신청 받은 후에 연락해서 가능한 일정을 잡는데에도 하루 이틀 걸리거든요. 주말이나 휴일도 있으면 더 걸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막상 연락해보면 “아, 저 이미 다른 방 구했어요.” 라고 할 때도 있고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한명이 아쉬운 상황인데 말이죠.
원래는 신청이 들어온 뒤에 매니저가 확인한 후 투어 일정을 잡았는데요. 신청시 네이버 예약 등으로 투어 일정 예약까지 바로 하게 한다면 입주 신청 단계에 투어 일정 잡기를 포함시켜서 단계를 하나 줄일 수 있을 것 같네요.
퍼널의 단계를 없애기: 사례 - 온라인 쇼핑 결제
여러분은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가장 귀찮은게 뭔가요? 회원가입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결제할 때일 것 같아요. 특히 결제는 매출과 직결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결제 단계에서 사용자가 이탈하는게 아주 뼈아플텐데요. 그 중에 가장 간단한 카드 결제도 PG 사로 들어가서 카드 선택하고 비밀번호 누르고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그 사이에 오류가 나서 결제가 안되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간편결제가 많이 생겨나서 결제가 엄청나게 간편해졌습니다. PG 사를 거치지 않고 미리 등록해둔 카드로 결제가 돼서 쿠팡 같은 경우는 슬라이드만 밀면 결제가 됩니다. 너무 간단해서 ‘결제가 된건가?’ 싶을 때도 있더라고요. 여기에 익숙해지니까 이제 다른 쇼핑몰에서 결제하는 게 엄청 큰 허들로 느껴지고요. 이런 것도 퍼널의 단계를 없앤 예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약속을 잡고 투어를 하러 직접 오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데요. 게다가 막상 와봤는데 생각한 것과 달라서 계약을 하지 않고 이탈한다면,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이미 들인 리소스가 많기 때문에 서로 시간 낭비한 게 됩니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투어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퍼널의 순서를 바꿔보면 어떨까요? 미리 온라인 투어를 해보고 어떤 느낌인지 확인해 본 후에 신청을 하게 된다면 입주 신청 이후의 전환율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퍼널의 순서를 바꾸기: 사례 - 부동산 비대면 투어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술로 부동산 온라인 투어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매매 시장에서는 이런 장치가 더 유효한 것 같더라고요. 아파트는 구조가 다 정해져있고, 자산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런것 같아요.
직방에서 구현한 3D 단지투어 기능인데요. 아파트를 선택하고 동호수를 선택해서 해당 매물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까지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약속을 잡아서 그 집에 가야만 알 수 있었던 정보를 이제 앱만 켜면 알 수 있습니다.
퍼널의 순서를 바꾸기: 사례 - 쇼핑몰 무료반품
쇼핑몰에서 하는 무료 반품 서비스도 퍼널의 순서를 바꾼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구매를 결정하고 물건을 받아보는데 물건을 받아본 후에 구매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결제 단계를 앞으로 끌어온거죠.
특정 행동을 한 사용자들의 전환율이 더 높다면 그 행동을 퍼널로 끼워넣어 단계를 추가해볼 수도 있습니다. 쉐어하우스의 사례로 다시 가보면, 주거라는 특성상 충동구매가 일어나기 쉽지 않고,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데요. 거기다가 쉐어하우스가 어떤 주거형태인지 잘 모른다면 결정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겠죠
이런 경우, 신청 전 걱정되는 부분을 미리 해소할 수 있도록 <상담 신청하기> 버튼을 <입주 신청하기> 버튼보다 위에 둘 수 있습니다. 어떤 지점의 어떤 룸타입을 선택해야할지 망설일 수도 있고 쉐어하우스에서 생활해본 적 없어서 어떤 모습인지 궁금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부분을 입주 신청 전 미리 해소해주면 다음 단계로의 전환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코호트 분석은 동질집단으로 사용자를 나누어서 보는 분석 방법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가입 시기 / 첫 구매 시기 별로 사용자를 구분하는데, 그 외에도 고객등급, 국가, 유입 채널별, 특정 기능의 사용 여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체 사용자를 하나의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모두 하나의 퍼널을 통과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사실은 여러개의 사용자 집단이 있고, 각각의 집단이 다른 퍼널을 통과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집단이 통과하는 퍼널은 길이도 다르고, 각각 허들도 다를거고요. 그래서 각각의 퍼널별로 분석을 해보고 액션 아이템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는 특정 코호트의 전환율이 특히 좋았다면 그런 특성을 가진 사용자들을 더 많이 우리 서비스로 데려오도록 마케팅을 할 수도 있습니다.
코호트로 나누어 보기: 유입채널별
제가 운영했던 쉐어하우스 신청자들은 유입채널별로 나누어보면 퍼널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유학생들 같은 경우 입국 전에 계약을 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어를 하지 않고 바로 계약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특정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고요.
기존에 살고 있는 친구를 통해 매니저에게 직접 신청하는 경우 웹사이트 접속 없이 직접 매니저에게 연락하고 바로 투어 일정을 잡게 됨니다. 이렇게 별도의 루트를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유입채 널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유학생들의 전환율이 좋았다면 근처에 있는 유학생 에이전시들과 제휴를 맺는다든지, 에이전시 측에 커미션을 제공한다든지 유학생들의 유입을 늘릴 수도 있습니다.
기존 고객의 추천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전환율이 좋았다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친구추천 이벤트를 해본다든지, 친구에게 추천하기 쉽게 전용 링크를 제공해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유입을 늘리거나 전환율을 개선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전환율 뿐만 아니라 입주 후의 입주민 관리에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드는지도 중요했기 때문에 전환율만 좋다고 해서 바로 거기에 몰빵(?)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쉐어하우스에 같이 사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지, 이후 재계약을 잘 하는지 등등 여러가지 추가 지표를 보고 해당 코호트의 성과를 판단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퍼널을 구성하고 문제점을 찾고 어떻게 개선해볼 수 있는지 이야기해봤습니다. 오늘 이야기한 건 일부이고요, 이 외에도 서비스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결국은 우리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액션아이템을 찾고 실제로 개선하는 것일텐데요. 주변 데이터 분석가 분들과 이야기해보면 일하면서 가장 힘빠지는 일이 분석은 실컷 했는데 이게 액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는 거에요.
이건 회사가 얼마나 데이터 드리븐한 조직이냐, 데이터 분석가 개인이 얼마나 힘을 가진 위치에 있느냐 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지만, 퍼널 분석이 그런 면에서 여러분의 아쉬운 점을 긁어줄 수 있는 효자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에서 쭉 살펴본 것처럼 퍼널을 뜯어보면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지, 어떻게 개선해볼 수 있을지 액션아이템이 쏟아져나오는 분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나온 액션 아이템들을 실제로 적용해보고 또 개선되는지 확인해보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이 퍼널을 개선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으시겠어요? 제가 예시로 이야기했던 것들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한번 생각해보시고 실무를 하시는 분들은 본인의 서비스에, 그리고 공부하시는 분들은 관심있는 다른 서비스에 적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월간 데이터리안 3월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전체 발표자료는 스피커덱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